독서 후기

정당한 위반

미레티아 2016. 5. 22. 11:28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고른 책인데요(키스 해링의 작품이죠...아마?)

박용현 기자의 <한겨레 21> '만리재에서' 칼럼집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아니 사실 과거형이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분석을 해 보는 이야기입니다.

분석하는 시선은, 다들 한겨레의 성향을 아시다시피, 진보적 시선입니다.

진보적, 보수적 이 단어를 정의하기는 참 어렵지만 말이죠.

그런데...이 책이 5년 전에 출간되어서

제가 아는 사회현상이 많이 적더군요.^^;;

그래도 사회는 돌고 돌잖아요?

여기서 '살인범의 얼굴'이라는 파트가 있습니다.

영국에 '이언 브래디'라는 연쇄살인범이 있는데

영국 언론들이 취재하는 과정에서 얼굴 공개가 되었나봐요.

그런데 브래디는 프라이버시 침해라면서

해당 언론을 상대로 언론중재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물론 패소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브래디가 흉악범이라서가 아니고

브래디가 사진을 찍히기 전 자살할 권리를 얻기 위해 단식을 하고

그 사실을 언론에 알리기 위해 사회적 주목을 스스로 끌어왔기 때문이랍니다.

만약에 이 위원회의 말에 따르면

최근에 일어난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얼굴 공개는 합당하지 않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흉악범이긴 하지만

사회적 주목을 끌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권리가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죠.

참...뭐가 맞는 걸까요?

흉악범 얼굴 공개를 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아니면 안 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우리나라는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범부터 공개를 했던 것 같은데

그때 많은 안좋은 범죄들이 일어나서 그랬다는 것까진 알겠는데

합법화 된 과정은 잘 모르겠네요.

또, 인상깊게 봤던 파트는 '하찮은 생명'이었습니다.

태아, 어린이, 청소년, 노동자, 철거민, 독거노인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했는데

정말 생명이 소중하다는 가치만 머리로 가르칠 뿐

실제 사회에서 그걸 실현하고 있나 의문이 들더라고요.

갑자기 떠오르는건데, 작년 국어시간에

잭 런던의 '마이더스의 노예들'을 읽고 토론을 했는데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상대팀에서 인정을 안 하면 저희팀이 질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뭔가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안 나와요!

인터넷을 뒤지면 당연하다부터 시작해서 자살하지 말라...뭐 그런 것이 나오고...

결국엔 두 팀의 합의점으로 '생명은 소중하다'를 넣었습니다.

과거에 주안점을 두어서 여러 현상들을 이야기하지만

정말 현재에도 적용가능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헌재여, 자백하시라'부분은 사형제도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요,

전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측입니다.

이 책은 반대하는 측이더라고요.

뭐, 이 주제로 토론은 많이 하셨을 테니까(그리고 앞으로도 많이 하실 테니까)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읽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말은

어쩌면 사회가 그만큼 변하지 않았다는 말 아닐까,

사회는 시간이 몇년이 지나도 발전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언제가 되어야 이 책이 역사책처럼 여겨질까요.

궁금해집니다.

사실 책 제목의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고칠 점이 많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빠른 세월 내에,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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