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미레티아 2017. 4. 9. 17:33

시험기간엔! 역시! 시험공부보단 독서죠! (ㅠ.ㅜ 대학은 가야 하는데 ㅜ.ㅠ)

도서실에 공부하러 찾아갔다가 작년에 친구가 영화 보라고 했는데

영화 볼 시간이 도저히 안 나올 것 같아서

책을 신청했었는데 제가 모르는 사이에 와 있더라고요.

이 책은 뇌종양에 걸려서 곧 죽을지도 모르는 우편배달부 청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청년 앞에 악마가 찾아와서 당신은 내일 죽어요! 라고 하죠.

그리고 세상에서 뭐 하나를 없애는 대신에 수명을 하루 연장시켜준다고 합니다.

솔직히 악마는 거짓말을 잘 하기 때문에

내일 죽는다는 것이 거짓말이라고 저는 생각했지만

주인공은 그렇지 않고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참고로 악마는 하나님과 내기를 해서 그렇게 제안하는 것이라네요!

(뭔 하나님은 파우스트에서부터 계속 내기를 해대는 것인지....-_-;;)

뭐 그래서 주인공이 저 벽에 있는 얼룩 좀 없애주세요! 아님...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악마가 내가 청소부냐 뭐 그런 발언을 하면서

정말 어이없게도 뭐를 없앨지는 본인이 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화기, 영화, 시계 순서대로 없애고

생각이 많은 주인공은 사라지는 것들로부터 가치를 찾아내고 뭐 그렇습니다.

마지막에 악마가 고양이를 없애자고 하는데

엄청 고민을 하다가 없애지 말자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악마는 내기에서 지죠!! 악마들끼린 회의 안 하나..... 모든 소설에서 내기를 지는데 ㅋㅋ)

그래서 이 책은... 자신의 존재를 탐구하고

삶과 인생에 대해 철학적인 고찰을 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인상깊게 남았던 문장 중에 하나가

뭔가를 얻으려면 뭔가를 잃어야겠지...라는 거에요.

그래, 저도 얻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잃는 것도 있어야겠지만

지금 당장의 욕심 때문에.... 공부를 안 하고 있네요 ㅠ.ㅠ

으아 독서기록 쓰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급격하게 드네...

어쨌든! 책에서 주인공이 고민하고 생각해서 내놓는 답을 모두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내용이 많긴 하지만

책 중간에 보다보면 주인공이

세상에 뭔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있어도 사라져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말을 하는데

전 사라져야 할 이유도 있다고 보거든요.

그것이 세상에 나쁜 것이라면, 사라지는 것이 긍정적이니까.

아니라고 해도, 공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그것이 존재하는 자리를 다른 이에게 물려줘야 하니까.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랑 같이, 삶의 존재에 대해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혹은 악마와 같이...

주인공이 보는 악마는 주인공을 닮았는데 입는 옷 같은 것이 정반대였는데

주인공이 왜 너는 그렇게 생겼냐고 물었을 때

대충 보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악마'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나타난다는 식으로 말을 하거든요.

(책은 도서실에 있고 전 집이라서 정확히 인용을 하진 못하겠네요 ㅠㅠ)

전 그때 이 놈은 악마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겁나 친절하고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잖아!!

이 부분을 읽고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보는 사람마다 악마가 다르고, 보는 사람마다 가치가 다르고,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르게 보죠.

그렇기 때문에 오해를 하게 되는 것이고, 사람들 사이가 멀어지는 것이죠.

악마라는 것은 어차피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기 때문에 그 안에 내재되어 있지만

우리는 계속 그것을 부정하며 사는 것일 수도 있겠죠.

그걸 부정하면 할수록, 남들에게 어떤 이유로 상처를 주었는지 알 수 없게 되고요.

참... 이 악마가...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고 1때도 파우스트 보고 악마가 진정 악마인가? 결국 파우스트가 진리를 깨닫게 해주잖아!!

뭐 그러면서 토의했던 적도 있는데 그 기억이 떠오르네요.)

책 줄거리에 초점을 맞추고 싶으시다면 읽으면서 동시에 고민하지 말고

책을 다 읽은 후, 가끔 힘들 때, 가끔 외로울 때

고민을 해 본다면 인생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이 보이지 않을까요?

고민이 잘 안 된다면 고양이처럼 뭔가를 상상 속에서 없애도 되고요.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보고 싶은데 (흠냐 시간이 없어라고 불평만 하는)

얇기 때문에 금방 읽지만

여운은 길어서 시간 꽤 길게 잡고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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