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인체재활용

미레티아 2016. 5. 2. 12:43


이번에 읽어본 책은 인체재활용이라는 책인데요,

사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도서실에서 뭐가 재밌을까...하다가 눈에 띄어서 잡은 책입니다.

그런데 읽고 나니까 꽤 괜찮은 것 같기도 한데

이게 원래 미국에서 2003년도에 나온 책이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2010년에 번역을 했어요.

저자가 장례 방식의 변화와 시체 처리 기계 발명하고

뭐 그런 사람들을 인터뷰 한 내용도 있거든요.

"2003년 쯤에는 완성이 될 것이라고 누구누구는 생각한다"라고 적혀있던데

번역 하시는 분들이 실제로 그렇게 되었는지 알아서

각주를 달아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죽은 뒤에 기증이 된 시체들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장례방법(시체 처리 방법...?)

과거에 사람들이 시행했던 괴상한 실험들 등을 조사한 책입니다.

제일 인상깊었던 것이 사람의 부패 과정을 연구하는 내용이었어요.

약 2년이 지났죠, 세월호 참사가 터진지.

그때 구원파니 유병언이니 말이 많았잖아요.

그리고 유병언 시신이라고 알려진 사진이 인터넷에 돌았고...

사람들은 그 사진을 보고 너무 많이 부패되었다면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아빠가 그 무렵에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외국에서는 시체가 어떻게 부패되는지 연구하는 곳이 있다고,

시체가 언제 죽었는지 알기 위해서

다양한 환경에 시체를 두어 본다고 그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때는 오, 그런 연구도 있군. 한 번 구경 가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었는데

이 책에서 좀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듣고나니

...구경은 좀 생각을 해 봐야 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테네시 대학교의 인류학 연구소라는 곳에서는

(이름하고 하는 일이 좀 안 맞는 것 같지만)

기증받은 시체를 땅 속에 얕게 묻기,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두기, 비닐봉지로 싸기,

연못에 넣기, 콘크리트 상자에 넣기 등등을 합니다.

그래서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시체가 연못에서 발견되었으면

이 연구소에서 시체 부패 과정을 연구한 것을 토대로

죽은 지 며칠이 지났구나...를 알아내는 것이죠.

정말 그 연구소를 묘사한 것을 보면

냄새가 지독하고, 시체 주변의 흙이 신발에 묻으면 냄새가 안 빠지고,

구더기가 디글디글하고, 피부가 시체로부터 분리되고,...

상상도 하기 싫은 그런 모습입니다.

시체는 죽고 나면 팽창을 한대요.

장 가스가 몸 밖으로 내보내지지 않아서...

그래서 때때로 시체가 펑 터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절대 테네시 대학교 인류학 연구소에는 취직하지 않겠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치 있는 연구이긴 하지만,

살인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이긴 하지만,

너무 징그러워요....

(물론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덜 징그러울 수도 있겠지만...??)

저자가 시체가 다방면으로 쓰이는 것을 보고

(해부학 교실, 부패 연구, 교통사고 재현, 의사들 수술 연습 등)

자신의 시체를 어떻게 기부해야 할까 고민을 하더라고요.

저도 같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마음에 안 드는 일이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질 순 있겠지만

죽고 나서 관으로 들어가 썩는 거나 연구소 가서 있는거나

별...상관...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저자가 마음에 들어하는 방법은 합성수지 전신 보존입니다.

그 인체의 신비전 해서 전시 했다는데

막 사람 근육 다 보이고 그런거 있잖아요.

그런 것이 좋을 것 같대요.

솔직히 외관상 그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학문적으로는 가치가 제일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거 전시만 하지 뭐 특별한 것 없잖아요.

해부 동영상 보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차라리 해부학 교실이나 수술 연습 등으로 보내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부패 연구소는...음...그냥 꺼려집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체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시체를 퇴비를 만드는 것을 보면서

어, 괜찮은데, 그러고 있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고요.

사진은 없고 글만 있으니 읽어볼 만해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단, 저자가 묘사한 것을 너무 상상하지 않는 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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